한 잔의 룰루랄라, 10년간 홍대 앞을 지켜온 대표적인 문화 공간이다. 만화와 음악 공연과 맛있는 카레와 맥주가 있었다. 하지만 경의선 숲길이 생기고 대기업 매장이 들어오면서 지가와 임대료가 오르고 작은 가게들이 문 닫을 때 한 잔의 룰루랄라의 불도 꺼질 수밖에 없었다. 다시 가게를 얻어 불안정한 임차인으로 살아가는 생활이 두렵고 지겹기도 한 이성민 씨는 가끔 아는 가게를 쉐어해서 ‘여기저기 룰루랄라’란 이름으로 옛 단골들과 만난다. 식자재를 싣고 새로운 가게로 가는 오토바이 위에서 가끔 생각난다고 한다. “인생에서 가장 무기력한 순간은 잘 달리던 스쿠터가 갑자기 멈춰서서 다시 시동이 걸리지 않는, 바로 그 순간.”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