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있어 하루의 일상 끝에 행해지는 씻는 행위(목욕, 샤워)는 마치 힌두교인들의 가트(ghat)에서의 의식을 연상시킨다. 씻겨내고 흘려 보내고, 그렇게 하루가 마무리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행위들 속에서 발견되어지는 공교로움 들은 일상적이어서 무감각해져 가는 나의 감성을 두드리고, 나의 감각을 자극하며 잠들어가는 나의 세포들을 일깨운다. 그 지극히 사적인 공간에서 발견되어진 우연한 신(scene)들은 이미 공교로움을 넘어 나에게 필연의 사건으로 인식되어진다. 떨어져나가는 나의 일부들, 그 일부들이 남기는 흔적....흔적들이 남기는 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