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한다. 그녀는, 늘 물끄러미, 숨도 막히는 구멍 뽕뽕 스튜디오에 초대돼 앉아 홈쇼핑 채널에서 런칭하는 C컵 같은 B컵 브라의 놀라운 효능을 얘기하고, 낡은 부부를 소재로 한 tv 프로그램의 해설자 노릇을 하고, 굴지의 대기업 사내 방송을 낭창낭창 녹음한다. 그녀는, 품었던 꿈과 헬륨 가스에 대해, 올빼미와 조울증에 대해, 연기를 통한 생의 암시에 대해, 학습해야 건너는 연애에 대해, 스스로 인터뷰를 시작한다. 그리곤 무언가 숨 쉴 힘을 찾아 가파르고 낯선 골목을 서성인다. 홀가분한 침묵을 만나고.. 싱싱한 몸부림이 몰려들고, 태평소가 불쑥 끼어들며, 침묵과 소리와 몸부림이 만나 펄떡거리는 연희가 된다.
키다리 아가씨
성매매 특별법으로 모두 쫓겨나기 일보 직전의 창녀촌 거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소소한 일상은 이어지고 있다. 살길이 막막한 상황에서 주인공 금순은 성병까지 걸려버렸다. 금순은 성병을 전염시키지 않기 위해 약을 먹고 사람들은 성병에 전염 안되기 위해 약을 먹는다. 그리고, 그곳과는 어울리지 않는 소녀 한명이 거리로 들어선다. 금순과 소녀와의 조우. 그 추운 날, 얇은 유리창 너머로 이루어지는 그 둘의 작은 소통. 그리고 아주 사소한 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