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에 인접한 어느 산골에 언어장애를 가진 엄마와 단둘이 사는 꼬마 동아(8세). 자신의 아지트를 만들어 갖가지 잡동사니를 수집하고 개구리, 토끼와 놀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동아에겐 전부이다. 그러다 장이 서는 날이면 엄마와 장에 나가, 그녀가 산나물을 파는 틈에 시장을 누비며 이곳저곳 둘러보는 것이 동아의 즐거움이다. 그리고 어느 날, (엄마에게 눈독을 들이던) 시장 단속원은 술에 취한 채 동아의 집을 찾아 동아의 엄마를 겁탈하고 사라진다. 놀이터에서 돌아온 동아는 엄마의 일그러진 모습을 발견하고 분노를 느낀다. 하지만 어린 자신이 할 일은 거의 없다. 장이 서는 날 밤, 동아는 대나무를 날카롭게 깎아 죽창을 만들어 (술에 휘청거리며 벽에 기대어 선) 단속원에게 창을 들고 달려든다. 하지만, 동아는 그 사내를 찌를 만큼 잔인하진 못하다. 좌절감과 분노에 아지트에서 고개를 박고 밤새 쭈그려 앉아 있는 동아. 새벽이 지나 아침이 오고 동아는 강가의 배를 띄워 그 위에 누워 하늘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