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석은 산업재해로 시한부 판정을 받자 고향인 남면으로 향한다. 사람들이 죄다 도시로 떠난 마을, 이제는 폐가가 되어버린 옛집. 그를 맞이하는 것은 벽에 걸린 낡은 가족사진만 덩그러니 있을 뿐이다. 하루에 두 번 버스가 다니는 남면, 재석은 출산이 임박한 임산부 일행과 동승하게 된다. 폭설이 내리는 언덕에서 버스는 고장이 나서 멈추고 출산의 순간이 임박하자 버스에 탄 사람들은 바빠진다. 한바탕 소동 끝에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경이로운 순간. 재석은 생의 마지막 힘을 소진하며 가쁜 숨을 내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