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금속성 드릴 소리를 배경으로 한 할머니가 슬픈 표정으로 우리를 돌아본다. 그리고 침대에서 소리 죽여 우는 한 여인의 어깨를 두드리며 잔잔히 자장가를 불러주는 할머니. 그녀가 잠이 들자 산부인과 쓰레기통에서 그녀가 버린 듯한 태아를 주워담는다. 계속해서 도시의 밤거리를 걸어 다니는 할머니의 두 손에 늘어나는 비닐 봉지들. 할머니의 긴 여정 끝에 도착하는 곳은 멀리서 신도시가 끊임없이 밀려오는 황량한 벌판 한가운데이다. 할머니는 버려진 태아들을 묻어 작은 봉분을 만들고 그들을 위한 살풀이춤을 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