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섬의 군부대를 배경으로 인생과 정치에 대한 은유를 풀어 내는 작품. 무료하기 짝이 없는 군생활에 지친 장교들이 재미 삼아 졸병들에게 상대방의 머리 위에 놓인 맥주캔을 쏘아 맞추는 게임을 시킨다. 일병 이산은 이 게임 도중 실수로 상관을 죽이고 정글 속으로 도피하는데……
[보도]는 계엄에서 막 해제된 후, 도처에서 사람들이 가두 시위를 벌이고 지하 라디오, TV 방송국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가 하면, 케이블 TV의 도입으로 원래 3개였던 TV 채널이 50~80개로 팽창하던 시기인 1993년도에 제작되었다. 이 영화와 보다 직접적 상관관계를 가진 당시의 현상은 병역을 기피하는 젊은이들이 갈수록 늘어나 대만 정부에서는 중국이 더 이상 적이 아니라고 선포하였고, 이에 따라 외도(外島)를 50년 간 방위했던 군인을 혼란에 빠뜨렸는가 하면, 모든 사회의 관심이 국가에서 개인으로 전향되던, 즉 물질에 대한 욕망이 수직 상승하는 세태 등이었다. 나는 당시의 일대 혼란 속에서 그러한 문제를 정리해 보고 싶었다. 전작 [서쪽섬에서 온 사나이]의 제작으로 자금을 다 써 버린 후 열심히 돈을 벌고 있었던 나는 다른 한편으로는 격렬했던 사회 현상을 영화를 통해 표현하고 싶었다. 만약 내가 [보도]를 통해 뭔가 얘기를 하려고 했다면, 그건 분명 나의 모든 불안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황 밍추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