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어촌에 도회지 청년 박학이 나타나서 어부 나웅의 동생 박정경을 유혹한다. 나웅이 이를 반대하여 박학을 마을에서 내쫓고 동생 박정경의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었다. 발굴된 4편의 영화 중 가장 통속적인 주류영화로, 안철영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제목 어화는 ‘고기잡이 배에 켜놓은 등불’처럼 세상풍파에 휩쓸려 위태롭게 살아온 여자의 인생을 의미한다. 뚜렷한 선악 구도와 진부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도시와 어촌의 대비를 이미지로 담아낸 영상과 시각적으로 처리한 시 낭송 장면은 자칫 밋밋할 수도 있는 영화의 흐름을 보완해준다. 옥분의 상경 권유로 고민하던 인순은 철수의 꼬임에 넘어가 서울로 간다. 그러나 직장을 구해 주겠다던 철수에게 순결을 잃은 그녀는 기생이 되고, 연인이었던 천식은 이 사실을 알고 크게 상심한다. 결국 인순은 괴로운 나머지 자살을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