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나웅은 미모의 김정숙과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김정숙은 허영심이 많은 방종한 여자였다. 그래서 외간 남자와도 놀아난다. 나웅은 비관끝에 고혈압으로 쓰러져 장님이 된다. 나웅에게는 피아노만이 유일한 벗이오 보람이오 낙이었다. 어느날 뒤늦게나마 김정숙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나웅은 돌아보지도 않았다. 간장을 에이는 듯한 피아노의 선율이 흐른다. 끝내 용서받지 못한 김정숙은 얼굴을 감싸고 방안을 뛰쳐 나갔다. 방안에는 여전히 나웅이 치는 구슬픈 피아노의 선율이 흘러 넘치고 있었다.